지난 11월 28일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 76호인 택견이 제 6차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무술 계에서는 최초로 인류무형유산대표목록(이하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중국의 소림무술보다 한국의 택견이 먼저 등재된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택견 등재를 논하기에 앞서 무술이라는 아이템을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의 한 항목으로 편입되게 한 것이 무술연맹이며 본부가 한국이라는 사실은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무술연맹은 2002년 발족 때부터 유네스코에 참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인식했고 이것을 위한 조사와 연구, 활동을 꾸준하게 진전시켜왔습니다. 그 결과 2009년에 “공식업무관계 NGO” 지위를 인정받았고 2010년에는 무형 문화재 보호 활동 분야에서 자문 NGO 지위를 획득했습니다. 무술분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우선 유네스코의 관계당국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무예를 체육이나 운동으로 생각했지 문화유산이나 자산의 측면에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연맹이 2006년부터 UNESCO와 접촉하여 전통무술의 문화가치를 인정하게 한 것입니다.

  택견이 대표목록에 등재된 것은 작게는 보존과 국제적전파가 용이해지고 전수조치 또한 항구적으로 잘 이루어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또 세계적으로도 독특하다고 인정받은 것이고, 지역공동체 단위에서 국가적, 국제적 보편성을 담보하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택견은 전통적으로 농민 무술로서 지역사회의 단결에 기여해왔고 상대방에게 신체적 위해를 주지 않고도 제압할 수 있는 무술로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는 만큼 청소년들의 사회교육 수단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무술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인류 공동문화유산이라는 영예로운 인정을 받은 만큼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 보급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현대에 맞게 그 가치를 재발견하고 재가공해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일일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 우선 충북에서 정규학교체육의 커리큘럼으로 편입하는 일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권위 있는 택견 교범을 펴내서 국내외에 보급하고, 사회체육으로 보급하는 노력도 해야 할 것입니다. 기본 틀은 유지하되 매력적인 형태와 과학적인 접근을 통한 건강체조로 재가공하고 수련복도 디자인개념을 도입하여 전문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리면 국내외에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갖고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연맹은 지속발전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어디서나 젊은이들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유네스코(Youth) 카테고리 2센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관의 명칭과 중점사업에 관해 합의를 마친 상태로 기관명은 청소년 사회교육과 무예국제센터 (International Center for Youth Development and Engagement through Martial Arts)가 될 것입니다. 체육과 스포츠는 이러한 목적을 위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왔으므로 센터의 중점사업은 청소년들을 국가의 경제 및 사회발전에 참여하게 하는 교육과 훈련 수단으로서 무예연구와 보급하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연맹은 NGO이기 때문에 센터와는 직접관계가 없는 별개조직으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센터의 파트너이자 지식과 기술정보의 주요원천으로서 센터에 대한 외부 협력기관이 될 것입니다.

  연맹은 위원회 자문기구로서 신청서 작성과정에서부터 택견의 등재과정에 참여해왔고 이번에 6차 정부간위원회에 참석, 택견의 대표목록 등재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한 때 등재를 확정하는 24개 정부간위원회 가운데 일본과 중국이 비토를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돌아 관계대표자들을 만나 확인하는 등 긴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위원국 하나만이라도 비토를 놓을 경우 등재가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택견의 등재 이후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자국 무술의 등재를 문의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등재를 계기로 연맹은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사회 가치를 실현하는 일의 효과적 매체로서 택견을 널리 보급하는 주체가 되어 대한민국의 국제무예센터로 국가 브랜드제고에 기여할 것입니다. 금번 등재된 ‘택견’과 정부간위원회 자문기구인 '세계무술연맹' 을 대한민국의 문화외교정책에 포함시키고 인지도를 제고시킬 수 있는 직간접적인 관심과 후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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